삼전닉스 반등, 실적전망·주주환원에 달렸다
삼전·하이닉스가 8월에 급락한 뒤, 실적 전망 상향과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 발표가 반등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두 기업의 주가는 10% 이상 하락했으며, 외국인·기관도 대규모 순매도를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3분기 메모리 실적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며, 연간 최소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이 주가 재평가를 촉진할 것으로 전망한다. 또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상승세와 비교해 국내 메모리 기업들의 저점 형성이 확인돼, 향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이 주가 회복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삼전닉스 8월 들어 10% 넘게 폭락 마이크론·난야테크 등 상승, 대조적“선례 찾기 힘든 낙폭…저점 잡혔다” 삼성전자 주주환원 최소 100조 전망
지난주 국내 메모리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두 자릿수 급락하면서 두 종목 주가의 향후 향방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해당 종목이 해외 동종업체 주가와 비교해서도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 만큼 추세적 반등을 보일지 여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강도 높은 조정으로 전례없는 하락세를 보인 만큼 이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후 본격적 반등을 보이려면 실적 전망치 상향, 주주환원 정책 등이 선행돼야 한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3분기에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염두하고 투자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8월 들어 7일까지 12% 급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7.2% 빠져 하락 폭이 더 컸다.
반면,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상승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편입 종목 대다수가 급등했다. 엔비디아는 11.6%, 브로드컴은 9.9%, 마이크론은 6.6%, 인텔은 12.7% 상승했다.
대만 주요 반도체 업체들도 상승 흐름을 탔다. 대만 D램 업체 난야테크놀로지는 26.8% 급등했고, 반도체 설계기업 미디어텍은 9.7%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급락하며, 코스피 시총 내에서 양사가 차지하는 비중도 50% 아래로 떨어졌다. 7일 기준 코스피 내 삼성전자(우선주 포함)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 비중은 48.95%였다. 59.69%로 고점을 찍었던 6월25일과 비교하면 10%포인트 넘게 축소된 셈이다.
특히 지난주 외국인들은 국내 반도체 종목을 대거 순매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8월 첫주 삼성전자를 1조2990억원, SK하이닉스를 3조5080억원 각각 순매도 했다. 기관도 같은 기간 두 종목을 각각 2조9330억원, 8430억원 순매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저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동종 업계 대비, 국내 메모리 업체들의 역차별이 심각하다”며 “선례를 찾기 힘든 주가 낙폭으로 인해 주가 저점은 잡혔다고 판단하나, 주가의 회복은 실적 전망치의 상향 및 주주환원 발표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 메모리 가격은 예상대로 견조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3분기 중에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이 상향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주환원 역시 향후 주가 상승의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 본부장은 삼성전자에 대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주환원 정책에서 연간 주주환원 규모가 최소 100조원에서 최대 2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돼, 기존 9조8000억원 대비 10배 이상 커질 전망”이라며 “향후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은 주가 재평가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D램 1위인 삼성전자의 시총이 D램 3위 마이크론 대비 4% 할인 거래되는 것은 달러 프리미엄을 고려해도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며 “지금은 확신의 매수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특별배당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며, SK하이닉스 역시 3분기 내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투자은행(IB) 업계에서도 현 주가 수준을 매력적인 재진입 구간으로 평가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간한 아시아 기술주 보고서 ‘메모리-작은 굴곡’에서 “메모리 산업에서 지금까지 나타난 가장 가파른 조정 국면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특히 자사주 매입을 비롯한 주주환원을 향후 주가 상승의 주요 촉매로 지목했다. 다만 올해 4분기부터는 메모리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재고와 공급이 증가하면서 추가적인 실적 전망 상향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를 쓴 숀 김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2021년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 보고서로 업황 둔화를 선제적으로 경고했던 인물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초에도 D램 가격 상승세의 가속도가 정점에 근접했고, 투자자들의 메모리주 포지션 쏠림과 레버리지가 과도해졌다며 단기 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김지윤 기자